퇴원 후 한 달 정도 기간만에 드라마틱하게 컨디션이 좋아졌다. 매일매일 걸을 수 있는 걸음수가 늘어났으며 다리로 이어지는 방사통도 점점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수면 후 아침에는 약간씩 통증이 있었지만, 일상생활을 하면 금방 통증이 좋아졌다. 그리고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의 말을 빌리면 디스크가 나을 때 신전운동을 하면 허리 통증보다는 허리에 뻐근한 느낌이 난다고 하는데 정확히 그런 느낌이 들었다. 제대로 걸을 수 있기 전에 신전운동을 하려고 하면 극심한 통증 때문에 허리를 젖힐 수 조차 없었는데 낫는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부턴 신전운동을 하면 허리에 뻐근한 느낌이 났다.
2021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일상생활 (근무)에 복귀해서 지금까지 내가 꼭 한 것과 하지 않은 것을 각각 세 가지씩 적어보았다.
**꼭 했던 일 세 가지
1. 매일 아침, 저녁으로 30분씩 걷기
이전 허리 운동에 관련된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가장 좋은 운동은 걷기다. 통증이 어느 정도 잡힌 이후에는 거의 매일 한 시간씩은 꼭 걷고있다. 허리를 구부리지 않은 상태에서 목을 치켜들고 똑바른 자세로 평지를 걷는다. 장기 침상 보존으로 인해 빠졌던 근력을 걷기로 많이 회복했다. 실제로 하도 누워 있으니까 종아리랑 다리가 엄청 얇아졌었다. 혹자는 걷기가 운동이 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걷기는 디스크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고의 운동이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허리 근력을 키워줄 뿐만 아니라 디스크의 수축, 이완 활동으로 디스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데도 좋은 역할을 한다.
2. 바른 자세로 앉기 (모니터 높여서 보기)
일을 시작하면서 장시간 앉아서 컴퓨터로 작업할 일이 많았다. 앉는 자세는 사실 디스크에 좋은 자세는 아니다. 하지만, 어떻게 앉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최대한 척추전만을 유지하며 앉았으며,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 모니터도 받침대를 사용하여 최대한 높게 설치했다. 이전 글에도 언급했지만 눈이 좋지 않으면 구부정한 자세로 모니터를 가까이 보게 됨으로 안경도 계속 썼다. 처음에는 똑바로 앉는다는 게 정말 힘들었다.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저런 정자세로 10분만 앉아 있어 보면 굉장히 힘들다. 그래도 지속했다. 하다 보니 1주일 정도만 지나면 정자세로 앉는 것이 더 편해진다. 그리고 힘들 때는 자주자주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해줬다.
3. 누워서 허리와 바닥 사이에 수건 넣기
나는 집에 침대가 없기 때문에 바닥에서 주로 잠을 잔다. 앞서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허리디스크에 관해 잠자리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너무 푹신하면 척추전만이 무너지고, 너무 딱딱하면 일자허리가 된다. 그래서 바닥에서 잘 때는 위 그림처럼 허리에 수건을 넣고 자거나 힘들 땐 자기 전에 한 시간이라도 꼭 넣다가 잤다. 아플 때까지 무리하게 굵은 수건을 넣을 필요는 없다. 자기가 편한 정도, 허리 곡석을 유지해줄 수 있는 정도의 두께이면 된다.
**하지 않은 일 세 가지
1. 바닥에 앉지 않기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것은 혈액순환에도 좋지 않고, 척추전만 자세를 유지하는 게 의자에 앉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똑바로 허리를 펴고 지속적으로 앉을 수 있으면 모를까 양반다리를 하고 장시간 좋은 자세를 유지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는 양반다리를 하고 앉으면 일단 통증이 생겨서 무섭기도 했지만, 절대로 바닥에 앉으려고 하지 않았다. 위 사진과 같은 자세로 앉아서 컴퓨터 작업을 한다면 허리뿐만 아니라 목디스크에도 치명적이다. 되도록이면 의자에 앉아서 자기 눈높이보다 높은 위치에 모니터가 오도록 해서 작업하기 바란다.
2. 허리 구부리고 물건 줍지 않기
다들 살면서 허리를 구부리고 물건을 줍다가 삐끗한 경험 한, 두 번쯤은 있을 것이다. 위 사진과 같은 자세 역시 허리디스크에 치명적일 수 있다. 허리디스크가 낫기 시작한 6월부터는 절대 허리를 구부려서 물건을 줍지 않았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앉아서 물건을 집고 다리 힘으로 일어났다. 상체를 구부려서 물건을 줍는다면 물건 무게뿐만 아니라 본인의 상체 무게도 들어 올려야 하기 때문에 허리에 훨씬 큰 무리를 주게 된다.
3. 다리 꼬고 앉지 않기
허리디스크의 최악의 자세 중 하나는 다리를 꼬고 앉는 것이다. 척추전만을 무너지게도 할 뿐 아니라 골반의 불균형을 만들기도 한다. 내가 올해 심한 디스크 통증이 오기 시작할 때 느낀 것인데 괜찮다가도 다리를 꼬고 앉았다 일어나면 허리가 굽어서 펴지지 않았었다. 아마 다리를 꼬는 행동이 찢어진 후방 섬유륜을 더 찢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다리를 번갈아 꼬면서 앉는다고 균형이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다리 꼬고 앉는 것은 절대 하지 말자.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나도 안다. 하지만, 계속 머릿속에 상기했으면 좋겠다.
허리디스크를 예방 그리고 낫게 하는 가장 중요한 점은 일생생활에서의 자세이다. 안 좋은 자세로의 지속적 생활이 섬유륜을 찢게 만들고 디스크를 튀어나오게 만든다. 허리 주위의 근력을 만드는 것은 나중 문제다. 백날 근력 운동해봐야 안 좋은 자세로 생활한다면 허리디스크는 당신의 주변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지옥 같은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할 수밖에 없다. 디스크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돼서 다시 이전처럼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가지고 태어난 디스크를 평생 아끼면서 사용해야 한다. 나는 몸에 대한 무지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뼈저리게 경험했다. 꼭 실천해서 나와 같은 통증을 경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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