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어머니는 당뇨가 있으세요. 당뇨가 있으신 분들은 불면증도 같이 가지고 계신 경우가 많죠. 머나먼 타지로 떠났던 자식이 아픈 몸을 이끌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 어머니의 불면증은 더욱 심해졌어요. 오지 않는 잠을 찾는 대신 기도를 했대요. 종교도 없으면서..... 아프지 않게 해 달라. 빨리 좀 낫게 해 달라. 매일매일요. 어느 날은 통증이 좀 가신 것 같아서 어머니께 말씀드렸어요. 간절히 기도한 게 통한 것 같다며 자기 일처럼 기뻐하셨어요. 하지만, 다음날 거짓말처럼 통증이 다시 심해졌죠. 어머니는 죄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어제는 잠이 너무 안 와서 막걸리 한 잔을 마셨는데, 술에 취해서 잠이 들다 보니 기도를 못했어. 엄마가 기도를 안 해서 그런가 봐" 술도 한 잔 못하는 양반이 얼마나 힘들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