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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 편씩 쓰다 보니 어느덧 마지막 편이네요. 딱히 정보성 내용은 없고 기억을 복기해서 쓰는 일기라서 도움이 될진 모르겠네요. 그래도 저는 이전 여행의 행복했던 기억을 되돌아보면서 그때의 좋았던 기분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흐바르섬에서 Drvenik 항으로 배를 타고 나와서 두브로브니크로 이동했어요. Drvenik에서 두브로브니크 숙소까지는 150km - 2시간 정도 소요됐던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두브로브니크는 크로아티아 여러 도시들 중에서도 관광도시로 유명한 곳이고, 관광지 스폿도 많아서 2박 3일 일정으로 방문했어요.
처음 숙소에 도착해 베란다 문을 열고 밖을 바라봤을 땐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웠어요. 집이 언덕에 위치하고 있어서 밑으로는 주황색 지붕의 집들이 예쁘게 정렬되어 있고, 앞으로는 탁 트인 바다가 펼쳐져 있었어요. 쉴 때마다 친구들이랑 베란다에 나가서 볕도 즐기고 이야기도 나누고 술도 마시고 했습니다.
숙소에 간단하게 짐을 풀고 두브로브니크의 관광명소 스르지산으로 갔어요. 스르지 산은 전망대로도 유명한 곳이에요. 제가 가장 기대한 곳이기도 해요. 케이블카로 이동 가능하고, 택시로도 이동할 수 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러 갔더니 근처에 택시 기사들이 엄청 줄을 서서 호객 행위를 하더라고요. 전망대까지 올라가서 투어 후 내려오는 것까지 포함해서 6~7만 원 정도 제시했습니다. 혹하긴 했지만, 올라가면서 전망을 즐기고 싶었기에 그냥 케이블카를 선택했습니다. 케이블카는 인당 왕복 30,000원, 편도 16,000원 정도 합니다. 몇 분 올라가지도 않는데 정말 비싼 편이긴 하죠.
하지만, 전망대에 올라 뷰를 바라보면 돈 아깝다는 생각은 싹 날아갑니다.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에요. 두브로브니크 시내가 정말 한눈에 다 보입니다. 보타닉가든, 두브로브니크 성벽, 구시가지, 신시가지 전부 다요. 전망대에서도 정말 한 참을 넋 놓고 앉아 있었습니다.
제가 정말 기대했던 것 중에 한 가지가 스르지 산 전망대에 있는 레스토랑이었어요. 스르지산에는 레스토랑이 하나 있는데, 전망대에서 두브로브니크 전역을 바라보며 지는 노을과 함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저희는 노을 지는 시간에 맞춰 6시 반쯤에 예약했어요. 워낙 유명한 곳이라서 예약하지 않으면 갈 수도 없고, 갈 수 있더라도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순 없습니다. 저는 가기 거의 두 달 전에 예약해서 완전 명당으로 예약할 수 있었어요.
뷰도 뷰지만, 음식도 최고였어요. 서버들 매너도 좋고 친절했고요. 저희는 셋이 파스타 1, 스테이크 1, 문어 샐러드 1, 와인 한 병 주문했고, 15만 원 정도 냈던 것 같네요. 두브로브니크는 아무래도 큰 관광지이다 보니 다른 지역들 보단 물가가 조금 비싼 편이긴 해요. 그래도 딱히 엄청나게 비싸게 느끼진 않았어요.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할 때마다 셋이 보통 10만 원씩은 썼습니다.
이런 뷰를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지 않나요. 저는 두 가지 생각을 했는데, 하나는 가족들이랑 같이 와보고 싶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오고 싶다였어요. 만약 이런 곳에서 프러포즈를 한 다면 그 누구도 쉽게 거절할 순 없겠죠? ㅎ
손톱에 봉선화 물을 들인 것처럼 하늘이 온통 주황색으로 덮였어요. 해가 지면 질수록 더 깊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운 색상을 뽐냈습니다. 마치 나 이런 색깔도 가지고 있다? 라며 자랑하듯이요. 하늘에서 조각난 주황 불빛들이 조각나고 흩어져 마을 곳곳에 뿌려진 느낌이에요. 행복하다, 행복하다를 연신 얘기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숙소로 돌아가는 길, 기타와 바이올린 버스킹 듀오를 만났습니다. 예기치 못한 곳에서 고퀄의 음악을 즐길 수 있었어요. 가능하다면 길거리에 주저앉아 와인 하고 싶었습니다.
그대로 잘 수가 없어서 집에 와서도 와인 한 잔 하고 잤습니다! 한 편에 다 끝내버리려고 했는데, 두브로브니크는 2박 3일이다 보니 내용이 많아서 한 편 더 써야 할 것 같아요ㅠ 내일 바로 찐 마지막 편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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